독자 여러분께 보내는 슈도힐링의 편지 - 열한 번째

표지

표지 이미지 저작권은 슈도힐링 작가 님에게 있습니다.


  "주인님 첫 경험. 첫 경험 얘기해주세요."

  "첫 경험? 무슨 첫 경험. 첫 SM 플? 첫 섹스를 묻는 건가?"

  "..."

  "아니면 첫사랑? 첫 자위를 묻는 건 아닐 거고."

  이런 질문 정도면 지후가 일단 웃기라도 하거나, 넌 어땠냐고 되묻거나, '쓸데없는 걸 묻는다'라는 말 정도는 할 줄 알았다. 혹은 '까불고 있다'라거나.
  그러니까 하진 생각엔 일단 대답을 피할 줄 알았다는 얘기다. 피하는 척이라도.

  하진의 장난스러운, 그냥 딱 한 번만 짓궂고 싶어 던진 질문으로 난데없이 시작된 룰도 출구도 없는 진실게임.
  주거니 받거니 두어 번 만에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하진은 쭉 고군분투 중이었다. 

  회심의 한 방을 날리고 싶은데, 지후가 가볍게 날리는 훅마다 휘청거리는 하진과 달리 지후는 뭘 물어도 끄떡없었다.

  "어떤 처음을 묻는 거냐고."

  지후가 뒤에서 감싸 안은 하진의 맨 가슴을 다시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첫..."

  "응."

  "첫 자위."

  일리가.

  평화로이 촉감놀이를 즐기던 지후가 퉁명스럽기 짝이 없는 하진의 목소리에 웃음을 터뜨렸다.

  "너 왜 화났어."

  "..."

  "말은 또 왜 짧아."

  자주 그랬듯이 혼자만 알몸인 채로, 하진은 침대에 모로 누워 등 뒤의 지후에게 온몸을 다 끌어안긴 상태였다. 

  "그 하고많은 처음 중에 첫 자위가 궁금하시다-?"

  "..."

  지후가 하진의 다리를 감고 손을 가져다 속옷 안으로 넣었다.

  "해 봐. 어떻게 했을 거 같아. 맞나- 안 맞나 대답해 줄게."

  하진은 한 손을 등 뒤, 지후 속옷 안에 잡힌 채로 손가락 하나 꼼짝하지 않고 숨죽인 채 안겨있었다.

  이래저래 심통이 좀 나 있긴 했어도, 그래도 이 얼마 만에 만져보는 주인의, 지후의 말랑말랑한 그것인가. 하진은 조금씩 말랑함을 잃어가기 시작하는 지후 아랫도리 촉감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어- 처음이라 어쩔 줄 몰라 하는 어렸던 날 흉내 내는 건가?"

  입이 나와 있던 하진이 웃었다. 활짝 웃긴 싫어서 '픽'하고 말았지만, 그 웃음 한 번에 마음이 좀 괜찮아졌다.

  지후가 여전히 어쩌지 못하고 쌕쌕거리며 가만히 안겨 있는 하진의 손을 도로 꺼내 깍지 껴 잡았다.

  "겨우 가르쳐 놨구만. 다 잊어버렸어?"

  "..."

  하진은 잡힌 손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지후 주먹을 더 꽉 붙들었다.

  "이제 얼굴 좀 보자."

  "..."

  지후가 하진을 돌려 눕혀 거의 코끝이 닿을 만큼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턱을 잡고 머리를 받쳐.

  하진은 오늘 내내 지후와 한참 눈 맞추지 못했다. 눈이 마주치면, 금세 시선을 다른 데로 옮겼다.

  방금도 지후의 양쪽 눈을 번갈아 맞추는가 싶더니 그새 지후 목덜미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알았어-"

  지후가 하진의 얼굴이 다 파묻히도록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머리를 등 두드리듯 토닥토닥, 두드려가며 쓰다듬었다.

  "..."

  "..."

  "아잇... 숨 막..."

  숨쉬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한 하진이 바둥거려가며 지후를 밀어내 보려 했지만, 지후는 숨통만 잠깐씩 틔워주고는 재차 하진 얼굴을 가슴팍에 두고 끌어안았다.

  "하진아."

  "읍... 숨 막... 네, 주인님. 푸... 흐..."

  "주인님 소리는 멀쩡히 하네."

  "..."

  "잘 있었어?"

  무슨 말에도 통,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던 하진이 안긴 채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

  "응."

  "저 질문 바꾸고 싶어요."

  지후가 소리 없이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모처럼 불러 하는 말이라니.

  "안 돼. 내 차례야."

  "아이..."

  "뭔데. 뭐가 궁금한데. 일단 들어보고."

  "들어보시고요?"

  "응."

  "주인님은요-"

  "응."

  "제가 언제 제일... 그니까 '제-일' 보고 싶으셨어요...? 얼마나 많이는 말고, 제일요. 언제 제일..."

  진실게임이고 뭐고 당장 답을 듣고 싶었던 질문을 돌려 돌려 던지고서야 겨우. 드디어. 지후가 멈칫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언제면."

  "..."

  "언제면 어쩌게. 중요해?"

  "..."

  지후가 다시 하진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고,

  "제일이라..."

  "..."

  지후의 고민이 제법 길어졌다.

  "기차역 갔을 때. 너 찾았던 기차역 갔을 때."

  "거기요? 거기 가셨어요?"

  "갔었지."

  "..."

  "그때라고 대답해야 어울릴 거 같은 질문이다. 근데..."

  "그런데요...?"

  "그때도 물론 보고 싶었지. 많이 그랬어. 근데,"

  "..."

  "난 너 보고 있을 때 제일 보고 싶었어. 뭐로든 보고 있을 때."

  "..."

  "난 그랬어."

  "..."

  "됐어?"

  "네, 주인님."

  "그럼 나도 물어야겠다."

  하진이 지후를 흘끗 올려다본 뒤 숨을 죽이고 마른침을 삼켰다. 이놈의 영문 모를 진실게임이 뭐라고.
  지후가 다시 하진의 몸을, 머리를 끌어안았다.

  "서하진이는 언제 제일 후회했어? 기다리겠다고 한 거. 공부하러 가든 말든 디엣 해보겠다고 한 거."

  "..."

  "셋. 은 너무 야박하고. 10초 준다."

  독자님들 잘 지내고 계시지요?

  그러리라 믿고 오늘은 다른 말 없이 물러갑니다.

  다음 주엔 꼭! 월요일 오전에 오겠습니다.
  또 무언가 들고 올 예정이에요.

  사실 들고 오고 싶은 건 많고 많은데. 크흠...

  일주일 다시 행복하시길.
  다음 주에 만나요-!

  항상 감사합니다- ♡

8 댓글

  1. 슈사로사♡9/12/25 21:19

    첫자위에 빵터졌다가 너보고 있을때 제일 보고싶었어에 눈물 흑흑 ㅜㅜㅠ 우리하진이 여전한 모습 보니까 넘 좋아요~~♡♡♡♡♡ 작가님 뭘 들고 오셔도 다 대박이쥬 우리작가님 추운날씨 건강조심하세요♡♡♡♡♡ 늘 잘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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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본투 디그더ㅋ
    역공당할때 하진이가 젤 귀엽지~ 해파리 하진이♡
    오랜만에 촉감놀이 ㅋ작가님 넘 웃기다ㅋㅋㅋ지금 쌍방 촉감놀이중.
    하진이는 일단 듣고싶은 답을 들은거 같은데 되돌아온 질문이 ㅠㅠ.. 지후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미안함과 따뜻함이 잔뜩 묻은 질문이에요.
    작가님!! 하진이 지후 같이 있는 거 보여주셔서 진짜 감사합니다💜 속이 좀 후련하달까? ㅋ 너무너무 보고싶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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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진이 대답이 엄청 궁금해지네요.

    작가님은 강행군 괜찮으십니까?
    꽤나 오랜 시간 동안의 작업일 텐데...
    때주는 당연하고 ㅎㅎ 다른 글들도 많이 보고 싶어요. 지치지 마시고 계속 글 써 주시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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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 오래오래 보아요. 한 50년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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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어머어머 우리 하진이 지후 만난거에요???
    둘이 얼마나 행복할지💕💕💕
    하진이 눈도 못 마주치는거 정말 뭉클해요🥹😭

    그리고 언제 제일 보고싶었냐는 질문에
    너 보고있을 때 제일 보고 싶었다니😭 뭐로든이라는 건
    매일 문자는 했을거니까 24/7이라는 거 잔아요ㅠㅠ
    저 말 하나로 하진이 말고 제가 울 뻔했어요😢 민지후 정말 요물입니다!!!

    또 지후 질문은ㅠㅠ

    아무리 계산해봐도 자기가 보스턴에 따라 가는 것과 지후보고 가지말라고 하는 것 둘다 불가능이라는 거 자체가 슬플거 같아요

    감정은 너무 가고싶지만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판단 했을 때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고, 또 그 정답이 기다리는 거 외에는 없다는 거 아닐까요?ㅠ

    작가님도 별일 없으시지요??

    좀 늦으면 어떠나요😆 이리 매주 작가님 소식과 종종 하진이 소식까지 들을 수 있는게 정말 큰 행복이라서 좀 늦는건 전혀 문제가 아니랍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인데 감기 안걸리게 따숩게 입고다니시길♡ 그리고 따숩게 주무시길 바라요♡♡

    암튼 하진이 지후랑 만난거 보니까 너무 좋으네요🥰
    어설프게 디그 하다가 역공 당하는 서하진도 오래간만에 보니까 너무 좋구요ㅋㅋㅋㅋ 역시 하진이는 놀려야 재맛ㅋㅋㅋㅋㅋ

    담주에 또 만나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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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너 왜 화났어
    여기 읽을 내 입꼬리 왜 올라가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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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니~ 저 둘이 붙어있는데 왜 때문에 내가 흐뭇하고 좋은 걸까... 좋네.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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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요걸 못봤어요 ㅠㅠ 둘이 만났네요 드디어
    하진이가 지후만나러 갔구나 ~ 우와 얼마나 보고싶었을까 보고있을때 제일 보고싶었다 ㅠㅠ 역시 지후 너무 슬퍼요~ 그래도 만나서 너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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