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이미지 저작권은 슈도힐링 작가 님에게 있습니다.
하진은 아주 깊은 밤, 지후에게 다시 처음에 관해 물었다.
지후의 길고 고운 손, 그 아귀에 입을 틀어막혀서는 헐떡이는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한참을 박힌 후였다."지금? 이 타이밍에?"
오늘도 한 팔을 머리 뒤로 접어 베고 누워있던 지후가 웃었다.
하진이 첫사랑을 물었다. 손님방 침대에 그야말로 anatomical position, 해부학적 자세로 누워 다리 한 번 마음대로 접어보지 못하고 잡아먹힌 서브의 질문이라기엔 어딘가 이상했지만, 하진은 원래 꽤 자주, 그런 편이었다.
"첫사랑."
"네, 첫사랑."
"언제 얘길 해줄까. 대학교 때?"
"아니이- 첫사랑을 어떻게 골라요? 첫! 사랑. 첫!! 그건 하나밖에 없어야 하는 거잖아요."
"풋내기 중딩, 고딩 얘길 듣고 싶진 않을 거 아냐."
"주인님 중고딩 때 사랑을 하셨어요? 여자를?"
"그럼 남자겠냐."
하진이 답답하다는 듯 손바닥으로 가슴을, 배를 두드려댔다. 몸에 착 붙어 있던 배스 타월이 풀럭였다.
"그럼 대학 때로 해주세요... 후..."
"태도 봐라. 퍽이나 들을 수 있겠다."
"... 주인님- 첫사랑 얘기 꼭 듣고 싶어요. 한 번만 해주세요, 주인님."
"얼마큼 듣고 싶은데."
"너무너무 많이요."
양발을 반대로 흔들어 맞부딪치며 하는 말에 영혼이라곤 없었다. 지후가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 얘길 졸라서 듣는 처지라는 것에 갑자기 좀 심통이 났는지.
"없던 일로."
"..."
"빨리 자."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 나중에 딴소리 절대 안 하고, 들을 때도 얌전히 착하게 잘 들을게요. 네-?"
"됐고. 바닐라였어. cc는 아니었고."
"바닐라요?"
"응."
"주인님이 먼저 사귀자고 하셨어요?"
오랜만에 바로 곁에서 들어보는 기분 좋은 웃음소리. 지후는 오로지 하진이 있을 때만 이런 소리를 내며 웃어주었다.
"그게 중요해?"
다시 생각해 봐도 생소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중요하죠-"
"요즘 누가 '사귀자.' '사귈래?' 그런 말을..."
지후가 한 번 더 헛웃음을 웃고는 '둘 다 안 했던 거 같다'라고 대답했다.
"자고 일어나니 그녀의 애인이었다."
"까불지 좀 마라."
지후가 하진의 머리를 끌어다 가슴팍에 올려두었다.
"어떤 점이 좋으셨는데요? 예뻤나? 엄청?"
"구김 없는 거. 자존감 높은 거. 자기애가 있는 거. 유연한 거."
"몸이요?"
"아이, 새끼."
하진이 키득거렸다.
"두루 괜찮은 친구였어."
"음... 어떻게 연애하게 되신 거예요?"
"어떻게 그렇게 됐느냐...?"
"네. 성향도 없는데."
지후는 잠시 말없이 한 손으로 하진의 머리칼을 쓸어내리고 또 쓸어내렸다.
그러게. 왜 그랬을까. 어떻게 사랑하게 됐을까."성향은 인마, 어렸잖아. 바닐라를 사랑하면 이렇구나, 서브를 만나면 이렇구나. 그럼 난 이런 사람을 만나야겠다. 그런 생각 하기엔 어린 나이였고,"
"음..."
"사랑하고 있구나. 그냥 아는 거지. 뭘 재고 따지기 전에 그렇게 되어있었어."
"음..."
"사랑한다는 말은 어떨 때 하는 거라고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잖아. 근데 다들 그 말을 하면서 산다. 신기하지."
"그러게요.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사랑한다고 해."
역시 조금 뚱딴지같은 대답이었다.
"넌 알아?"
지후가 수건을 젖히고 하진의 젖가슴을 잡아 젖꼭지를 간질이며 물었다.
하진은 까르륵 웃어대다가 지후 겨드랑이 틈으로 머리를 파묻었다."저는 알아요."
"알아?"
"네."
"뭔데. 사랑이 뭐야?"
"아무도 언제 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지 않는 그 사랑한다는 말이요. 지금 상대에게 딱 한 마디만 할 수 있다고 쳐요. 근데 그 말 말고는 떠오르지 않으면, 사랑하는 거예요. 그게 사랑이에요."
지나치게 단편적이었지만, 그럴듯했다. 지후는 하진의 가슴 한쪽을 주물럭거리며, 한동안 하진이 툭 던진 말을 곱씹었다.
"그렇구나."
"그래서요? 그땐 왜 헤어지셨어요? 혹시..."
"혹시 뭐."
"성향 때문에요? 막 때리고 싶으셨나? 목을 막 조르고? 차이셨나, 성향 때문에? 사디?"
결국 뺨을 찰싹 한 대 맞았다. 하진은 히죽 웃으며 지후의 한쪽 젖꼭지를 잡았다. 엄지와 검지로.
"어떻게 사랑해 주셨을지 궁금하다. 바닐라 주인님은 어땠을지."
지독하게 깊었을 거 같아서. 그게 아니었다면 지후는 애초에 절대, 그걸 첫사랑이라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서,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후 답을 기다리진 않았다. 그 사랑이 하진의 생각대로였다면 말해줄 리가 없었다.
"어떻게 사랑해 줬는지 말하기엔 너무 야하고. 그 친구 때문에 알았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건 이렇게 아픈 거구나."
"..."
"..."
"사랑했으면 붙들어야지, 왜 헤어져."
하진의 볼멘소리였다.
*
무려 두 번의 잠따가 있었다. 시차에 뒤척이느라 잠 못 이룬 새벽이었으니, 지후가 반년 만에 만난 하진을 밤새 가만둘 이유가 없었다.
하진은 그간 지후가 얼마나 그리웠는지를 살을 맞대고 포개고 부비며 재차 실감했다.
입술 틈을 비집고 나오는 소리를 참지 못했다가 눈물이 찔끔 나도록 아프게 머리채를 휘어 잡혔던 때에, 죽은 듯 가만있으라는 지후 말을 어기고 꼴리는 대로 다리를 벌렸다가 방 안의 모든 소리와 움직임이 멈췄던 찰나에, 지후가 귀에 대고 아주 작게 속삭인 말 몇 마디에 몸을 벌벌 떨며 혼자 절정 하던 순간에 그간 '내가 혼자였음'을 실감했다는 말이다."진원이가 왜 이렇게 봐줬어. 아프다 소리 한 번이 안 나오네."
하진은 잠에서 깨고도 눈뜨지 않고 꼼지락거리며 이불 속에 있었다. 지후 말도 일단 모른척하다가 이내 괜히 지후를 등지고 돌아누웠다.
총 세 번 섹스하는 동안, 지후는 하진이 좋아하는 자세로 한 번도 박아주지 않았다. 벌매 맞은 하진의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보고 싶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하진이 매 자국을 보이지 않을 수 있게 배려했던 것인지.
그게 궁금했던 하진이 마침 나온 벌매 얘기에 지후를 불렀다."주인님."
"응."
"자국이 별로 없어요...?"
"엉덩이?"
"네..."
지후가 소리 없이 웃었다.
"내가 봐야 해?"
"..."
"멀쩡해."
"아팠는데..."
"아파야지."
"주인님, 그럼 왜 계속 눕혀놓기만 하셨어요...?"
"옆으로 뉘여서 박아 줬잖아-"
"아니..."
"얼른 일어나. 씻고 아침 하자."
"네, 주인님."
하진이 더 캐묻지 못하고 일어났다.
서로 반대편 모서리에 서서 옷을 입는 사이, 늘 하진의 기대보다 나은 답을 내놓아주는 지후가 나지막이 말했다.
"엎어 놓긴 왜 엎어 놔. 누구 좋으라고 엎어 놔."
"..."
"얼굴 봐야지, 인마- 보고 싶어서 얼마를 날아왔는데."
새해 인사 두 번 하는 거 어색해요.
구정이 예전 같지 않아서 더 그런 거 같아요.
그래도 남깁니다.
독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 내년에도 또 두 번 인사해요.
그때까지 자리 지켜 주실 거라는 굳건한 믿음이 있습니다. ㅋ
그럼 저도 이만 명절을 보내러 가보겠습니다.
명절 내내 저와 같이 부디 삼시네끼 해주시길.
다음 주에도 만나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
우리 하진이 너무 행복해보여 보는내내 입꼬리가 안내려가요~~얼마나 보고싶었을까ㅜㅜ 지후도 ㅜㅜ 진짜 보고싶어서에 심장이 쿵닥쿵닥 아이 좋아라~~~~ㅋㅋ
답글삭제작가님 오늘 힘들게 보낸하루 하진이는 증말 사랑이예요 감사합니다🥰🥰🥰🥰🥰🥰우리작가님 새해복 더 많이 받으시고 제자리 여기서 늘 기다리고 있을께요♡즐건 설날보내세요^^
저도 입꼬리가 ㅎㅎㅎㅎ😏
삭제저도 붙박이 🤗
따라쟁이 😁😆😆😆
지후 첫사랑이 하진이랑 너무 닮았어요 ㅋ 하진이에게 바닐라 한스푼 얹은거 아니냐고요. 유연(?)한거 까지!! ㅋㅋㅋ😄
답글삭제지후와 하진이가 말하는 사랑. 이 부분 너무 좋아요
빈말이라곤 못하는 지후가 배운 사랑.
그리고 마음가는거 못 숨기는 하진이가 배운 사랑. 덕분에 저도 한참을 생각해 봄!
그리고 내일쯤이면... 하진이 엎어질듯. 당연히 하진이 맘대로지요 ㅋ
작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 너무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내일일까요? 아직 아침인데? 내일은 멀고 🙄🤔😅
삭제둘이 만났네만났어 하며 입꼬리 올리고 읽다가 유연한 거. 몸이요?에서 결국 웃음이 터졌어요ㅋㅋㅋ 이 티키타카 그리웠다구요😭 글 넘넘 감사합니당 작가님 & 함께 읽고계신분들 다 올해도 건강하셔요♡
답글삭제티키타카 👍
삭제건강 👍
💜💜💜💜💜💜💜
🤍🩷❤️💜💜💜💜💜💜💜🫶
답글삭제작가님 독자님 책 추천해 주세요.🥰
삭제⭐️장르 불문⭐️
좋아하는. 아끼는. 재밌는. 추천하는. 그런 거.🤍
작가님 책 나오기 전까지만 볼께요.
😅🤣😂
제 인생 최고의 소설은
삭제해리포터 시리즈입니다만... 🫠
이럴수가... 🙄
삭제음... 🤔
취향이 너무 다릅니다 😆😆😆😆
대작도 좋은데 로코는 없을까요?
대하소설 몰아 읽느라 학교도 못 갈 뻔한 과거가 있으나 엄청난 장편 힘들어요 🤭🤣
삭제언젠간 도전을 해보겠습니다!
삭제감사해요 🥰🥰🥰
로코 아닌 로맨스도 괜찮으시다면
삭제사토 쇼고의 '달의 영휴' 좋았습니다.
📌📝
삭제독자님들, 내일도 '내일 중에' 오는 걸로 하겠습니다.
답글삭제오전에 들르지 마시고 주중 심심하실 때 마실 다녀가시듯 들러주세요- ♡
🤍🤍🤍🤍🤍🤍🤍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