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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었다.
마음먹을 것까지도 없는 이 별것 아닌 것에, 하진과 지후 누구 하나 쉽사리 마음먹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랬고, 각자의 삶이 각각의 삶이 되어갈수록 더 그랬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반가움도 따라 깊어질 줄 알았건만, 겪어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이게 얼마 만이야.
“영통이요? 그렇죠! 영통은 그렇죠.”
- 뭐는 안 그런데.
“... 캠이 있으니까. 우리 매일 보긴 보니까요. 주인님 얼굴이 오랜만은 아니고-”
지후가 다른 말 없이 끄덕였다. 동시에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를 하진은 놓치지 않았다.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보던 지후의 웃는 낯.
반가움에 배시시. 하진도 똑같이 입 끝을 올렸지만, 웃음이 채 다 멎기 전에, 하진은 지후의 눈동자 한가운데에 두었던 시선을 비꼈다.마주 보는 것이 익숙하던 때가 까마득했다.
잠깐씩 잡히는 주름마저 놓치고 싶지 않아 지후 얼굴 구석구석을 바삐 훑던 하진의 애달은 눈길이 둘 모두에게 당연하던 때가 역시 그랬다.지후는 좀처럼 똑바로 눈을 맞추지 못하는 하진을 확인하고는 얼굴 가까이 들고 있던 폰을 세워두고 의자에 끝까지 기대앉았다.
15도쯤 넘어간 등받이에 체중을 다 싣고 머리 뒤로 손깍지를 끼는 것으로, 그렇게 하진에게서 몇 걸음 물러나 주었다.그제야 하진의 시선이 다시 지후 눈에 맺혔다.
지후에게도, 하진이 맺혔다.- 이만큼쯤 되나?
"..."
- 지금 우리 이만큼쯤 떨어져 있어?
"..."
- 떨어진 거야, 멀어진 거야.
무릎을 세워 침대 위에 앉았던 하진이 대답을 피하며 슬며시 벽에 등을 기대고 화면을 멀리하려 할 때쯤,
- 그대로 들어.
"네. 네, 주인님."
하진이 얼른 등을 떼고, 세운 무릎에 가슴을 붙였다.
몸을 조금 웅크린 하진의 귓가에 지후가 방에 틀어 둔 노래가 아주 멀리, 작게 들렸다.- 난 너 볼 수 있는데.
"..."
- 더 가까이 들이밀어도 눈 맞출 수 있다고.
"..."
- 그러니까 얼굴 떼지 마라.
"네."
하진의 얼굴이 붉어졌다. 지후는 다시 싱긋 웃었고.
둘은 그렇게 한참을 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이 아까운 시간에 뭐라도 해야 하지 않냐며 부산을 떨던 시절은 진작 지나 보냈다. 뭐라도 하는 시간과 이렇게 그냥 보내는 시간이 모두 '여전히 떨어져 있는 시간'임을 깨닫게 된 후로는 하진이 아무것도 보채지 않았기 때문에.
그 잠깐 같은 한참 사이, 지후는 커피를 내려 와 다시 앉았고 하진은 빨아둔 수면양말을 꺼내 신었다.
- 오늘은... 바쁘겠다.
"오늘도."
- 그래. 오늘도.
"푹 주무신 거죠?"
- 응.
지후가 끄덕이며 해준 대답에 하진도 똑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하게 입으셔야 해요. 춥게 다니시면 안 된다고요."
- 알았고, 잠옷 단추 다 채워. 목 끝까지 다.
"네, 주인님."
- 지금. 폰 내려두고.
고개를 숙여 한 손으로 단춧구멍을 비집던 하진이 그러겠다며 핸드폰을 침대에 내려두자마자, 둘이 나란히 누워 보던 성수동 방 천장이 지후 화면을 가득 메웠다.
이번엔 지후 시선이 화면을 비꼈다. 그 짧은 순간, 아침 찬 공기가 가슴을 저 아래로 내리눌렀다.
꼼지락꼼지락, 바스락바스락.
이어 잠시 어지럽게 흔들리던 화면 가득, 방긋 웃는 하진의 얼굴이 담겼다."채웠어요, 주인님."
- 잘했어. 밤새 이불 좀 차 내지 말고.
"네, 주인님."
- 응.
"주인님, 그..."
- 그 뭐.
"조금 가까이 보고 싶어요, 주인님..."
지후가 몸을 숙여 팔꿈치를 책상에 대고 폰을 손에 들었다.
- 이제 다시 좀 친해진 건가, 우리?
"..."
- 처음 만났을 때도 가리지 않던 낯을. 응? 서하진.
하진이 웃었다.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는.
- 괜찮아, 이런 건. 얼마든지.
"..."
- 외롭지만 마.
"그럼요- 외롭긴 누가요. 그렇진 않아요. 그냥..."
- 응. 그냥.
"..."
하진의 눈동자가 지후의 얼굴을 찬찬히 훑고 지나갔다. 까마득하게 멀어진 듯한 그 어떤 날처럼.
"만지고 싶어... 주인님 얼굴. 다요. 다..."
- 와. 그만 애 먹이고.
"..."
- 만지러 오라고- 빨면 더 좋고. 사리 나오겠다.
하진이 크헥 하며 기침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얼굴을요? 빨아요?"
- 아, 어디든. 뭐, 중요해?
지후가 폰을 처음과 똑같이, 딱 그만큼 더 얼굴 가까이 들었다.
- 이거 더 자주 할게. 더 자주 하자.
"그래 주실 거예요?"
- 응. 그러자.
"감사합니다, 주인님."
- 누가 보면 대단히 고분고분한 서브인 줄 알지. 억울하다.
"진짜 나만 한 서브 없다. 정말로."
지후 웃음소리가 작게라도 내내 들리던 노랫소리를 가렸다.
- 이번 달 말까지. 일정 잡아서 알려. 티켓팅은 하지 말고.
"..."
- 월말이면 아직 한참 남았어. 고민할 시간 충분해. 언제로 잡든 그건 상관없으니까 그때까지 정해. 말 들어.
"네, 주인님."
- 응. 그럼 오늘은 이 정도로 할까?
"네. 주인님, 오늘도 조심 또 조심하시고요. 식사 꼭 챙기시고요. 네?"
- 응.
하진이 ‘좋은 하루-’라며 손을 흔들었다.
- 그래. 잘 자라.
“어! 주인님도 해주셔야죠오- 손 흔들어주셔야죠- 빨리요.”
- 왜 아닌가 했다. 바로 자. 딴생각하지 말고.
“손은요, 손은요!”
- 이따 보자.
지후가 흔들어주는 손에 하진이 한번 더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곧, 언제 멈추어야 덜 어색할지 모를 웃음을 거두느라 앙다문 입이 까만 창에 어렸다.
우리 하진이 가면
답글삭제돌아오기 싫고 그럴까 더 망설이나 봐요🥹
영통도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그러니 영통도 자주 안 하려고 하고요😭
또 아무것도 보채지 않는 하진이 호주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저랬겠지요😢
의젓하고 대견한데 짠하고 그러네요ㅠㅠ
그래도 씩씩하게 지내고 있나봐요ㅎㅎ
여전히 이불 차며 자고요 ᄏᄏᄏᄏᄏ🤭
하진이가 가는 거 망설이고 너무 보고 싶어서 더 가기 힘들어하니 숙제로 언제 올 건지 정하라고 시키는 지후의 명령!!! 저런 명령 너무 좋아요~~
또 오늘 올려주신 토막글은 지후 미국으로 가고 얼마 안 지난 7월에서 8월 정도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ㅎㅎ🤔
그리고 저 때도 지후가 써준 편지는 여전히 못/안 읽었으려나요??
문득 궁금해졌어요
그리고 영통 끊기 전에 엉뚱하고 귀여운 건 여전하네요🥰
둘 다 건강히 지내길~
그리고 작가님은 이번 주에 아 찐 북스와 미팅 있으시죠??
현업과 단행본 작업 둘 다 모두 파이팅입니다!!
이번 주 한국은 영하권 추위가 찾아온다던데
감기 걸리지 않게 건강히 따습게 입고 다니시길 바라요😊🌞
돌아오는 한주도 파이팅입니다!!
사랑합니다❤❤️🔥
아 문득 든 생각인데
삭제우리 하진이 지후랑 떨어져 있는 동안은 벌매도 안맞기로 해서 몸에 멍 없으니까
운동 좀 하면 어떨까요!!
멍 있음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기 힘드니까 필라테스나 헬스 또는 발레, 수영 같은 운동들은 하기 좀 힘든데
지금 요 타이밍에 꾸준히 하면 건강해지고 체력도 더 좋아지니까 작가님 좀 시켜보는 거 어떨까요?
'작가님은 왜 유학직전에 둘을 만나게 했을까' 생각해본적이 있어요.
답글삭제만나고 깊어지고 떨어지고..게다가 약간은 멀어지고..ㅠ
하지만 그래서 보이는것들이 있어요.
사람 민지후, 사람 서하진. 돔이고 서브고 이런거 말구요.
저 갑자기 일기글 제목이 떠오름.
어떤 선택들로 채우든, 훗날 되돌아보면 어느새 당연한 인연♡
작가님은 디테일이 분자 수준..ㅋ
삭제읽다가 너무 자세해서 겨울에 가을탈뻔 했잖아요. 너무 쓸쓸해 ㅠㅠ
낯가림ㅎㅎ ^^
답글삭제하진아 그냥 날아가서 같이 있으면 안될까 ㅜㅠㅜㅡ흑흑흑 그냥 둘이 같이 있게 해주세요ㅜㅜㅜㅜㅜ 둘다 너무 ㅜㅜㅜ힘들다요ㅜㅠ
답글삭제근데 영통도 설레는지 ㅜㅜㅜ 진짜 작가님 최고예요♡♡♡ 작가님 추운날씨 건강조심하세요♡
춥게 다니시면 안 된다면서 전기장판은 언제 가져다주려고?
답글삭제아직 '출국'이라 적어놓은 날이 안된 건가?
주인님 억울할만하네 ㅋㅋㅋㅋㅋㅋㅋ ^^
작가님 단행본은 언제쯤 나오나요…? ㅂㅍ에서 290화까지 소장했는데 나머지를 소장하지 못해서요 ㅠㅠㅠ
답글삭제Jinny님 ㅂㅍ 은 어느 사이트일까요?^^;
삭제북팔이요
삭제하진이가 가서 보는것 좋지만 또 헤어짐을겪어야 할순간이 두려운가봐요 얼마나 보고싶고 만지고 싶겠어요 ㅎ 그런 하진이맘을 아는 지후 주인님은 역시 숙제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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